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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연구실

네이버 MP3 무료 다운로드, 그리고 퀵매니저 속 숨겨진 진실…

오늘, 지인이 메신저를 통해 저에게 새로운 정보를 알려주었습니다. "네이버에서 무료로 MP3 음원을 준대!!"
당연히 필자는 지인이 알려준 링크로 접속했으며, 그곳에서는 실제로 네이버가 7일동안 7곡의 음원을 무료로 준다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사실 필자는 썩 네이버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주로 다음의 뮤직 서비스를 이용하였지만, 무료로 MP3 음원을 준다고 하기에 약간 찝찝함에도 불구 서슴없이 무료 다운로드 버튼을 클릭하습니다.
(파이어폭스를 사용중이던 필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만 사용 가능하다는 아주 친근한 메세지를 보고 IE로 전환해 다시 클릭했습니다. 하지만 IE로 클릭하여 액티브엑스를 설치하니 결국 액티브엑스는 설치파일의 대리역할이고, 실제는 따로 프로그램 설치가 진행되더군요. 정말 액티브엑스를 이렇게라도 사용하여 편하고 싶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심코 지나가려던 사용자 계약 부분이 왠지 찜찜하더군요. 그래서 자세히 살펴보니
아래와 같은 충격적인(?) 내용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 퀵매니저 프로그램을 설치하기 전에 아래 사용권 계약서를 자세히 읽어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본 퀵매니저 사용권 계약에 동의하여 퀵매니저를 설치, 복사하거나 사용하는 이용자는 본 사용권 계약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이용자가 본 사용권 계약 내용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퀵매니저 설치를 취소하여야 합니다.
사용권 허가자: 엠넷미디어 주식회사

1. 퀵매니저 서비스
① 퀵매니저는 엠넷미디어 주식회사에서 서비스하고 있으며, 엠넷미디어 주식회사가 음원을제공하는 온라인사이트 http://music.naver.com의 웹페이지 및 웹서비스와 연동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퀵매니저를 설치하거나 서비스에 로그인하는 이용자는 퀵매니저의 서비스 기능과 부가적으로 추가되는 프로그램의 설치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되며,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용자는 퀵매니저의 기능 설정을 변경하거나 퀵매니저를 제거 또는 삭제함으로 동 기능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② 엠넷미디어 주식회사는 소프트웨어와 관련하여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제품 지원 서비스의 일환으로 이용자 PC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③ 엠넷미디어 주식회사는 제 2항의 자료를 소프트웨어를 개선하거나 이용자의 사용환경에 적합한 서비스 또는 기술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하며 그 외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④ 엠넷미디어 주식회사 는 대용량 데이터를 더욱 원활히 전송하기 위해 이용자의 PC 및 네트워크 자원을 다음 각 호와 같이 일부 활용할 수 있습니다.

    1) 본 소프트웨어는 이용자 PC의 네트워크 장비를 임의로 사용합니다.
    2) 본 소프트웨어는 이용자 PC의 스토리지를 임의로 사용합니다.
    3) 본 소프트웨어는 이용자가 의도하지 않아도 이용자 PC에서 자동으로 가동될 수 있습니다.

2. 사용권 허용

① 비독점적 개인용 라이센스를 이용자에게 허가합니다. 이용자는 본 사용권 계약에 명시된 경우를 제외하고, 자신이 소유 또는 대여하거나 기타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는 컴퓨터에서 퀵매니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컴퓨터에 퀵매니저를 사용함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② 이용자는 퀵매니저 및 music.naver.com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정보 및 서비스의 수정, 복사, 제작, 양도, 판매를 할 수 없습니다. 엠넷미디어 주식회사는 이용자가 정당하게 취득하여 사용할 경우에 한하여, 이용자에게 퀵매니저를 사용할 권리를 허용합니다. 정당하게 퀵매니저를 취득한 이용자는 백업이나 보관용으로 본 제품의 복사본을 만들 수 있으나,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③ 본 사용권 계약의 내용을 수정없이 동의하는 조건으로 제공되며, 동의하지 않으면 설치해서는 안됩니다.
…이하 생략 "

즉, 약관에 동의하고 설치하는 순간 퀵매니저 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는 엠넷미디어에게 넘어가는 꼴이 되는 것입니다. 제 2항의 이용자 PC 데이터 수집은 여타 다른 프로그램도 긍정적인 목적으로 자주 시행하니 넘긴다 치더라도,
제 4항의 이용자의 PC 및 네트워크 자원 사용은 일명 "그리드 컴퓨팅(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10XXX74195)" 으로, 엠넷미디어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사용자의 컴퓨터를 자기 컴퓨터처럼 할당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대용량 파일 다운로드에 소요되는 서버 대여비를 절약하기 위해 퀵 매니저 속에 교묘한 상술을 심어 선량한 사용자들을 우롱하는 것입니다.

이런 그리드 컴퓨팅은 실제로 나우콤의 클럽박스 서비스에 전례가 있는데, 클럽박스의 경우 업로드 프로그램을 일정 시간 이상 켜 놓을 경우 실제 다운로드 상품권으로 전환할 수 있는 포인트를 주는 제도가 있는데, 그리드 컴퓨팅에 동의 하면 2포인트를 더 준다는 것입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클럽박스는 자세하지는 않지만 간단히나마 그리드 컴퓨팅에 대해 설명하고 사용자가 직접 판단할 수 있게 하였다는 점입니다.

네이버 퀵 매니저는 비록 이번 MP3 무료 다운로드 이벤트시에만 필요한 것이 아닌, 네이버 뮤직 서비스중 다운로드를 이용하려면 꼭 필요한 프로그램입니다. 국내 1위 포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전 국민의 컴퓨터를 그리드 컴퓨팅 해 돈 좀 아껴보려는 생각일까요? 전 그리드 컴퓨팅 자체를 욕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용자 계약에 몰래 숨겨두어, 언제든지 엠넷미디어의 이익을 위해 사용자의 컴퓨터가 사용되는것을 사용자가 판단할 수 없게 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사용자 계약을 살펴보지 않은 사용자의 책임도 있겠지만 이 퀵 매니저를 만든 개발자도 과연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 프로그램의 계약을 자세히 확인할까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보다 사용자를 배려하는 엠넷미디어, 그리고 네이버가 되길 기대하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덱셀(dexel@naver.com)